2007년 7월 11일 수요일

[건강119]- 감쪽같이 숨는다→ 당뇨환자, ‘숨은’ 심혈관 질환 주의해야 -

- 감쪽같이 숨는다→ 당뇨환자, ‘숨은’ 심혈관 질환 주의해야 -

당뇨병 환자가 사망에 이르는 가장 큰 원인은
심혈관질환으로 당뇨병 환자에게서는 같은 연령의 정상인
에 비해 3~5배 정도 심근경색증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당뇨병 환자들의 경우 뚜렷한 심장질환이나
관상동맥 질환이 없더라도 고혈당과 인슐린 저항성 등으로 인한
무증상 심장기능 이상이 합병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기본검사만으로는 질환 유무를 진단하기조차 쉽지 않아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최근 해외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 환자 101명을 대상으로
심장질환을 검사한 결과, 기본 검사에서 뚜렷한 심장질환이 없다고
진단된 환자 62% 중에서 숨겨진 심기능 이상이 발견됐다.
이처럼 무증상 심기능 장애를 보이는 환자들을 당뇨병성 심근병증 환자라고 하며
당뇨병성 심근병증은 관상동맥 경화증이나 고혈압을 동반하지 않은
당뇨병 환자에서 발생되는 심장의 기능 이상을 말한다.

◆초기 증상= 대부분의 만성 미세혈관 합병증들이 그렇듯,
당뇨병성 심근병증도 초기에 증상이 없어 발병 시기에는 알 수 없다.
증상이 점차 진행되면 심장 근육의 섬유화와 비대로 인해 심장이 커지면서
건강한 사람에 비해 같은 정도의 일을 할 때도 숨이 차게 되고,
더 진행할 경우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심부전은 약해진 심장이 기능장애를 일으켜 생기는 증상으로
심장 박출량이 감소해 충분한 혈액량을 내보내지 못해 혈액 공급이
불안정한 상태를 나타내며 흔히 심기능 부전 또는 심장쇠약 등이라고도 한다.
대부분의 심부전증 치료가 증상에 대한 대증치료에 그치고 있는 것과 같이
당뇨병성 심근병증도 심부전으로 진행되면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하나
예방적 치료를 시행해 삶의 질을 개선하고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

◆진단= 우리 몸의 각 기관들은 제 기능을 수행하는 데 일정량의 에너지를 소모한다.
태아기의 심장은 주로 포도당을 이용하지만 출생 후부터 점차 지방 대사가 증가,
성인이 되면 심장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60~70% 정도를 지방산에서 얻는다.
같은 양으로도 보다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지방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방을 이용하기 위해선 충분한 산소의 공급이 필요한데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심근경색증, 고혈압에 의한 심비대 등이 발생하면
산소 공급에 제약을 받은 심장은 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비교적 적은
산소공급에도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포도당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게 된다.
반면 같은 병적 심비대가 발생해도 오히려 지방대사가 증가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외부에서 지방대사를 증가시키는 성분을 투여하거나 당뇨병성 심근병증과 같이
지속적인 고혈당과 인슐린 저항성에 의해 심장의 포도당 이용률이 감소되는 경우이다.
이러한 에너지대사 형태의 차이가 일반적인 심혈관질환과 당뇨병성 심근병증을
가르는 가장 큰 특징이지만 운동부하검사, 스트레스 에코(Stress Echo),
심혈관조영술, 혈액 검사지표(BNP) 등과 같이 심혈관 질환을 진단하는
기본적인 검사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PET 이미지를 이용하면 심장의 산소소모량, 지질과 포도당 대사 및
이용률을 측정, 당뇨병성 심근병증 진단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혈당과 인슐린, 유리지방산 등이 심장에 부정적 영향 끼쳐=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관상동맥질환 발병률이 현저히 높고 특히 당뇨병 환자에서
관상동맥 질환이 발생할 경우 대부분 다발성으로 발생해 예후도 더 좋지 않다.
당뇨병 환자에서 숨은 심근병증이 발생하는 것은 여러 요인들이 작용한다.
우선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한 고인슐린혈증과 유리지방산의 증가가
심근세포 내부에서 세포의 비대와 관련된 다양한 중간 산물들의 생성을 촉진,
심비대를 초래한다. 그리고 심혈관 내 혈액량의 변화와 고혈당은
포도당 이용률 감소와 함께 심장 기능에 이상을 초래하고 만성적 고혈당에 의한
소혈관이나 조직내 비정상 단백과 같은 부산물이 축적돼 심장의 섬유화나
기능 장애를 더욱 악화시켜 결국 심부전 발생 원인이 될 수 있다.

◆예방과 치료= 심부전까지 진행된 경우
대증 치료가 대부분이므로 예방이 보다 중요하다.
조기 진단을 위한 선별 검사와 함께
▲혈당관리
▲동반 고지혈증과 고혈압 치료
▲적절한 식사관리
▲직접적으로 심장의 포도당 대사를 증가시킬 수 있는 약물 사용 등을
주의하고 전문의와 상담 후 본인에게 맞는 진단과 치료를 선택해야 한다.
주의할 점은 본인에게 맞는 정도의 운동을 선별해 해야 하고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므로 임의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거나 불분명한 민간요법은 금지해야 한다.
<도움말 홍은경 한림대의료원 강남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 정리=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경기일보 2007-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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