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12일 목요일

[좋은시]- 해바라기에게 -

해바라기에게

- 詩 최동문 님 -


태양의 맏딸,
울지 말아요. 눈물이
검은 씨가 되어 맺혀요

다시 검은 눈물이 되어
내 입 속에서
서럽게 씹혀요

노란 꽃들 둥글게 햇살을 모아
나무를 꿈꾸다가
시들어 겨울 벌판에
줄기를 버린 순 없어요

거지의 지팡이라도 되어야 해요
울지 말아요, 당신의 씨앗은
셀 수 없는 용기를 주니까요

당신은 마음 心과
가운데 中을
저녁이면 검붉은 울음으로
서녘하늘에 쏟아놓았지요

울지 말아요, 슬픔은 여름을 지나며
이미 여물었잖아요.
튼튼한 뿌리까지 불 속으로
던져질 때 남아 있는 얼굴은
효수당한 순교자

내년에는 당신의 밭을 만들 거예요
거기서 당신 그림자 닮은
노랗고 어린,
해님 보는 얼굴을 키워보아요

이제 혼자 서럽게
호밀밭 속에 던져져 자라게
내버려두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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