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12일 목요일

[추천시]- 낙타의 혹처럼 -

낙타의 혹처럼

- 詩 문정영 님 -


무심한 일상 속의 습관 같은
등지느러미를 떼어 버렸다
중심이 벗는 , 나는
지상에서 온 몸으로 기어다니며
곪아터진 상처들의 딱정이로 딱딱해진 살의 흉터들로
두 발을 만들어 나갔다
물 속의 따뜻한 생활들은 이제
한 치씩 자라는 변화의 눈금 속에서 사라지고
나는 물방울이 사라진 일상에 익숙해져 갔다
하고 싶은 일들은 주저없이 해보고,
싫어하는 일들은 뜯어보지 않은
고지서처럼 봉해 두고
그저 산길에 숱하게 널린 공기쯤으로
치부해버린 지난 일과들
하지만 어디에서 사는 것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낙타가 맨발로 사막을 건너갈 때
지느러미가 아닌 혹을 달고 걸어 가야 하는 것과 같다
내 위선의 등줄기를 떼어버리고
윗봉들 몇 개 달게 된 것은
완만한 물살을 쉽게 거슬러 오르는 일보다
광활한 7월의 사막을 홀로 걸어가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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