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5월 22일 금요일

- ‘뱃속’의 아기? -


[우리말 바루기]
- ‘뱃속’의 아기? -


어떤 단어들은 띄어쓰기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다음 예문을 살펴보자.
ㄱ. 그의 검은 뱃속을 알지 못했던 것이 문제였다.
ㄴ. 열 달 동안이나 뱃속에 넣고 길러주신 어머니의 은혜.
ㄷ. 골수는 뼛속 공간에 들어 있는 물질로 혈구를 만든다.
ㄹ. 부모를 잃은 원한이 뼛속까지 사무쳤다.
‘뱃속’처럼 붙여 쓰면 ‘마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 된다.
반면 ‘몸에서 위장이나 간 등이 들어 있는
공간’을 표현하고자 할 때는 ‘배 속’처럼 띄어 써야 한다.
ㄱ의 경우는 육체적인 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음흉한 속셈을 몰랐다는 것이므로 ‘뱃속’이 바르고,
ㄴ의 경우는 태아가 어머니의 육체적인 ‘배 안’에서 자랐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므로 ‘배 속’이 맞다.‘뼛속’ ‘뼈 속’도 뜻이 다르다.
‘뼛속’이라고 붙여 쓰면 ‘골수’라는 의미가 되고,
‘뼈 속’이라고 하면 뼈의 안쪽이 된다.
그래서 ㄷ의 경우는 ‘뼈 속’이라고 쓰는 게 바르고,
ㄹ은 한이 골수에까지 깊이 스며들었다는 뜻으로 쓴 것이므로
‘뼛속’으로 쓰는 게 더 적확하다.


- 김형식 기자
- 중앙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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